Thoth 와의 인터뷰 전에, 하루는 몇 번이고 글을 쓰다가 지우곤 했었습니다.
그 주제가 바로 [Project 1] #4. 이상향을 노래하는 그, Thoth. 의 도입부에 적었던
음악과 인종, 그리고 어떠한 장르가 탄생하고 거쳐온 배경을 보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글이 어찌나 안 써지던지 결국은 어느 정도 쓰다가 영 맘에 안 들어서 저장하지도 않고 
지워버렸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왜 그게 잘 써지지 않았는지 알게 됐네요.

 사실 Thoth 의 답변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저는 그에 대해서 그다지 많이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그를, 이번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한 명의 뮤지선으로 선택했을 때에도 저는 그저 
'그가 가진 특별한 캐릭터' 만을 보고 뽑았었으니까요. 다른 뮤지션들과는 다르게 그는
볼 거리가 있는 흥미로운 사람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렇지만 그런 흥미로운 겉치장만큼
무섭다는 느낌도 들어서 그의 노래를 몇 곡만 듣고 글 쓰는 것을 잠시 미뤄뒀었습니다.
(그와의 인터뷰 번역 초본을 보면 아직도 웃깁니다. 그의 대답을 마치 어느 원주민 부족의
샤먼이 한 것처럼 번역해놨었거든요. 물론 스스로 창피했던 나머지 지금은 다 바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미뤄둔 것이 사실은 잘했다는 일이란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저는 어떤 뮤지션에 대한 글을 쓸 때 그의 (혹은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해당 뮤지션과
음악이 주는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합니다. Thoth 에 관한 글을 쓸 때에도...
그의 퍼포먼스가 조금은 겁이 났지만 그래도 그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Youtube 를 뒤지고 있었는데,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는
용기를 내서 시청했죠. 근데 이게... 제가 그를 다시 보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원주민의 샤먼도 후손도 아니었고, 
그저 한 명의 '일반인'이었던 겁니다. 그것도 아픔을 안고 있는 아주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큐멘터리 안의 그는 노래를 하고 연주를 하며,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깨달았습니다. 왜 내가 쓰려고 했던 '음악은 음악 자체로 보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던
그것은 커다란 아름다움이다.' 에 대한 글이 그토록 정리가 안 되었었는지... 네, 그렇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색안경 속에서 음악과 그 연주자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하나의 깨달음 뒤에 다시 본 그의 연주에 저는 눈물이 났습니다.

 감동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었을까요?
사실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그때 느꼈던 한 가지 커다란 감정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의 노래와 퍼포먼스가 너무나도 아름다워보였다는 것입니다.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분장을
한 사람이 만드는 괴상망측한 공연이 아닌, 한 영혼이 만들어내는 순수한 예술이 제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혹시나 아래에 쓴 글을 보시면서 저처럼 거부감을 느끼셨다던가, 두려움이나 우스움을 느끼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그리고 영어를 어느 정도 알아듣는 분이시라면 Youtube 동영상 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아마 이 동영상이 끝났을 때는 그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신 후일 겁니다. 저를 포함하여 이 동영상을 보신
여러분들 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 각지의 많은 사람들이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감동을 받았고,
그 결과 2002 년에 열린 74 회 아카데미 시상식 '베스트 다큐멘터리 단편' 부문에서 상을 받았으니까요.


 항상 그렇게 깨달음과 꾸짖음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생각지도 못한 때에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자칫 교만해질 수도 있었던 경우였으니까요. 덕분에 좀 더 성실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여러분들께
더 즐거운 음악들과 글들을 가져다 드릴 수 있게된 것 같습니다. :)


 오늘 새어나간 이야기는 여기에서 막아 놓을게요. 하루 종일 이것 저것 신경썼더니 피곤하네요.
내일 하루도 바쁘게 움직여야해서 자정이 지나기 전에 얼른 자야할 것 같습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댓글도 좀 달아주세요. ㅎㅎㅎ 매일 5번 넘게 들어와 댓글 체크하는 저는, 오는 토요일 오후 2시 (한국 시간) 에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멋진 연주자의 인터뷰를 들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밤 &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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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란 무엇일까?
 이 것은 사춘기 때부터 '삶이란 무엇인가' 와 함께 나를 잠 못 들게 했던
질문 중에 하나이다. 결국은 (당연히) 그 해답을 찾을 수가 없어 그대로
묻은 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지금의 나에게 그 질문을 다시 한다면
나는 다른 건 모르겠지만 하나는 딱 부러지게 대답할 수 있다.

'음악에는 인종도 없고 국경도 없다.' 라고. 

 가끔씩 주위에서 특정 음악이 어떤 배경, 혹은 어떤 인종에서 나왔는지를
그 음악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을 듣거나 보게 된다. 그리고는 그 
음악 자체의 좋고 나쁨을 무시한 채로 저질 음악이다, 고급 음악이다 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취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고 개인적인 
차가 큰 것이지만 그 차이를 배재하고서라도, '음악 자체'에 점수를 매기는 것에 
인종에 대한 차별이나 역사적 배경이 들어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내게 있어 음악이란 장르와 그 배경을 떠나, 음계와 박자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들이 하나로 이루어지며 만들어내는 예술 작품이고 아름다움이다.

 그러나 지금보다 훨씬 노골적으로 그것에 대해 말하고 차별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때는 드럼채를 잡은 손의 색깔이 무엇이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어디에서
왔느냐에 따라서 그 급이 정해지고 심지어 대놓고 금지까지 해버리던 시기였다.

 오늘의 주인공인 Thoth 은 그 시절을 겪었고, 당시로는 굉장히 특이했던 케이스라고 
볼 수도 있는 연주자다. 그의 아버지는 러시아계 의사였고, 어머니는 뉴욕 필하모닉과
연주한 최초의 흑인 연주자였다. (그녀는 팀파니를 연주했다.) 지금은 다양한 민족 문화가
한 곳에 어우러져 자유의 상징이 된 뉴욕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백인과 흑인의 혼혈아인
그에게 많은 사람들의 '날카로운' 관심과 반응이 쏟아졌었다. 그때는 그같은 예가 아주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고, 지금의 그의 음악은 
그가 겪었던 것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일까, 노래에는 언어가 없다. 아니 그것은 그만의 언어이다.
그는 스스로 만들어낸 언어로 그의 상상 속의 대륙을 노래한다. 
그곳에는 파란색 피부를 가진 사람도, 주황색 피부를 가진 사람도 존재한다.
키가 큰 사람, 키가 아주 작은 사람 그리고 그들에 관한 신비로운 이야기들.
존재하지 않는 것은 '차별' 그 하나 뿐이다. 


                                                      by Lein de Leon Yong (http://leindeleonyong.blogspot.com)


1.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저는 어머니 뱃 속에서부터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도 음악가십니다.

2. 어떤 계기로 (왜) 시작하게 되었는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건 집안의 음악적 전통을 잇기 위해서였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이 제게는 하나의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by Sarina Finkelstein (http://www.sarinafinkelstein.com)


3. 무엇때문에 지하철 (혹은 공연장 밖의 뉴욕) 에서 공연을 하는가?

  개인적으로 무대는 자기 중심적인 연주자들을 위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 무대란 것이 연주자나 예술가들과 관객 사이를 갈라놓는 역할을 합니다.
저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저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열려있는 것을 원합니다.
 그 예로, 센트럴 파크 안의 제 기도공연(Prayform) 장소는 모두에게 열려있지요. 
이에 반해, 대부분의 무대들은 금전적인 이유나 종교적인 이유, 인종,  지적 수준 등의 
이유로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곤 합니다. 이건 하나의 선이지요. 그 선이란 것은
출입을 통제하는 '문'이 있을 때, 그리고 그걸 열고 닫는 '사람들'이 있을 때에 생겨나는
겁니다. 저는 그것이 무대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열려있는 바깥 공간을 선호합니다.

4. 음악가로서 뉴욕이란 어떤 도시인가?

뉴욕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만큼이나 그들의 취향 또한 다양합니다.
때문에 음악을 포함하여, 다른 특징을 가진 예술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기회 자체가 많습니다.

5. 주로 어디에서 연주(공연) 하는가? 특별히 좋아하는 장소나 정해진 스케쥴이 있는가?

센트럴 파크 안에 있는 엔젤 터널에서, 수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3시에서 6시까지 기도공연을 합니다.

6. 본인의 음악을 무엇이라 부르는가? 

제 음악은 솔로페라(Solopera)라고 부릅니다.


                                                           by Sarina Finkelstein (http://www.sarinafinkelstein.com)


7. 본인의 음악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바이올린과 풋 퍼커션(Foot percussion), 드럼을 연주하며, 어느 부족의 춤과 같은 표현무용을 추는 동시에
다양한 음역대의 목소리로, 내가 어렸을 적부터 써온 신화의 세계의 인물들에 대해 노래하는 것.



                    by lvtieu (http://www.youtube.com/watch?v=YwJm-WiGE7w)



                       by aki44 (http://www.youtube.com/watch?v=UuQ592glxeM)


처음에 사람들은 터널을 지나가려다 보인 그의 모습에서 흥미를 느끼고 
다가간다. 그 순간 그들은 알 수 없는 언어와 그 광적인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이내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몰입한다, 내가 처음에 그랬듯이.
이는 마치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들을 예술로서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것 같다.
말도 모습도 다르지만 그 속에는 진실된 아름다움이 깃들어있다는 것.

 그는 아직도 그의 이상향을 노래한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의 연주가 
펼쳐지는 그 곳이 바로 그의 이상향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그의 온 몸을 통한,
강렬하지만 부드러운 그의 기도공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발을 뗄 때는
마음 하나 가득 그들만의 작은 감동과 기쁨을 담아가기 때문이다.


Thoth's Website : http://www.skthoth.com

* 모든 인터뷰는 저와 해당 뮤지션 사이에 가진 실제 인터뷰입니다. 
사진과 비디오 역시 해당 뮤지션의 허가 하에 올린 것이므로, 무단 스크랩과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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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새어나간 이야기 - 솔직한 고백.

    Tracked from Music and the City 2009/01/18 23:29  Delete

      Thoth 와의 인터뷰 전에, 하루는 몇 번이고 글을 쓰다가 지우곤 했었습니다. 그 주제가 바로 [Project 1] #4. 이상향을 노래하는 그, Thoth 의 도입부에 적었던 음악과 인종, 그리고 어떠한 장르가 탄생하고 거쳐온 배경을 보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글이 어찌나 안 써지던지 결국은 어느 정도 쓰다가 영 맘에 안 들어서 저장하지도 않고 지워버렸었습니다. 나중에서야 왜 그게 잘 써지지 않았는지 알게 됐네요.  사실 T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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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 2009/01/21 23:35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실력이 좋아요. 어떤 음의 소리를 내도 어설픈구석이 없어, 매력적이야
    한편의 뮤지컬을 보고있는것같은 느낌-
    복장도 그에게 빠져들게 하는 어떤 요인이 되는거 같은데?
    멋져요 멋져, 사실 겉모습만 보고 살짝..그랬지만
    곧 들리는 바이올린소리에 번쩍!!

    • Ken Choi 2009/01/22 18:14 Address Modify/Delete

      응,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했고, 위의 동영상 같은
      퍼포먼스는 꽤나 예전부터 (10년 전?) 해왔던 걸로
      알고 있어. 퍼포먼스가 한 번 끝나면 뭐랄까...
      굉장히 길고 웅장한 영화 한 편을 보고난 후의 느낌이랄까?

      나도 이 새어나간 이야기에서 썼던 것처럼
      처음엔 겉모습만 보고 내 맘대로 판단을 했었는데,
      다큐멘터리 쭉 보고나니까 생각이 확 바뀌더라. ㅎㅎㅎ



 프로젝트 1 의 세번째 주인공인 Trevor 랑 이런 저런 얘기를 이메일로 주고 받다가
재밌는 사실을 하나 알아냈습니다. 혹시 이 글 보시는 분들 중에 2002 년에 했던 뮤지컬
중에 '델 라 구아다(De La Guarda)' 라고 하는 공연 기억하시는 분 계신가요? :)
무대가 없는 뮤지컬 이라는 표어로 배우들이 와이어를 연결해서 막 벽도 타고 날아다니면서
천정에서는 비처럼 물이 쏟아지고, 관객이 배우와 함께 춤추며 즐기는 그런 뮤지컬이었는데, 
저는 직접 가보진 못 했지만 거리랑 TV 에서 포스터나 광고를 꽤나 많이 봤던 기억이 나네요. 
 뭐 다름이 아니라 이 친구가 그때 세션으로 한국에 왔었다고 합니다. 인사동에서 머물었었는데
서울 밖으로 자주 나가보진 않았지만 본인 말로는 한국이 굉장히 아름다운 나라고, 머물렀던
4 개월 동안 너무 행복했다고 하네요. :)

 아, 그리고 오늘 올라갈 네번째 이야기는 모두 마치고 예약시켜 놓은 상태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아요.
저는 이제 남은 인터뷰들 미리 번역해놔야겠네요. 지난 주에 바빴던데다가 아프기까지 해서
좀 밀렸더니 나중에 더 힘들어지더라구요. ㅎㅎㅎ 게다가 이번 주말은 또 다른 번역 작업이
있거든요. (Trevor 가 만들고 있는 비디오의 한글 자막 제작을 부탁받았습니다. 비디오 완성되고
만일 이게 배포가 가능한 거면 바로 여기에 소개시켜 드릴게요.) 바빠도 즐거워서 좋네요. ㅎㅎ

좋은 주말 보내시구요! 댓글 좀 남겨주세요. 저 하루에 5번도 넘게 확인하러 들어와요. ㅠ 


ps.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저는 뉴욕에서 심리학이랑 음악 공부하는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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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성 2009/01/23 11:1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매일 새벽 여섯시에 잘도 일어나는
    행복으로 바쁜 오빠~~~
    새해엔 더 즐겁게 지내!!!! ^.^

    • Ken Choi 2009/01/23 11:24 Address Modify/Delete

      고마워. :)
      사실은 처음부터 뭔가를 하려고 일찍 일어난게 아니라
      미국 왔을 때부터 그게 습관이 되버려서 그 시간에 뭔가를
      하나씩 하다보니까 지금은 바뀌어버렸네. ㅎㅎㅎ
      그래 너도! 아... 첨 봤을 때는 너 1학년이었는데,
      이제는 3학년이구나. ㅋㅋㅋ

  2. 김대준 2009/03/17 10:12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앗-!! 안녕하세요? 저는 연극 연출 공부하는 학생인데요..
    얼마전에 우연히 보게 된 델리구아다의 맛보기 영상에 푹 빠져있었거든요!!!
    혹시 관련 영상 같은 거 있음 소개 꼭 좀 부탁드려요~*
    ㅎㅎ